방송통신위원회가 2.1기가헤르츠(㎓) 및 1.8㎓ 대역, 800메가헤르츠(㎒) 대역을 동시에 경매에 부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는 신규 사업자 참여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 경쟁 활성화 차원에서 후발사업자인 LG유플러스에 2.1㎓ 대역을 우선적으로 할당하고 다른 사업자들이 나머지 주파수 대역에 하나씩 신청하는 ’단독 경매’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결과적으로는 모든 사업자가 주파수를 배분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주파수 경매 도입 취지는 물론 소비자 편익과는 동떨어진 결과가 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3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2.1㎓ 주파수 경매에 특정 사업자를 배제하고 나머지 주파수 경매에는 모든 사업자가 참여하는 방식의 경매제를 검토하고 있다.
방통위가 검토하고 있는 2.1㎓ 주파수 세부 경매안은 ▷모든 사업자가 제한없이 참여하는 ’완전 경매’ ▷SK텔레콤의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 ▷SK텔레콤과 KT의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 ▷20㎒ 대역폭을 둘로 쪼개 10㎒를 LG유플러스에 할당하고 나머지에 KT와 LG유플러스에 경매를 통해 할당받는 방안 ▷10㎒를 LG유플러스에 할당하고 3사 모두 10㎒ 대역의 경매에 참여하는 방안 등 5가지다. 이번에 동시에 경매에 부쳐지는 1.8 ㎓ 대역의 10㎒ 폭 경매에는 3사가 제한없이 참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 10일 방통위는 상임위원들을 대상으로 ’주파수 경매 계획안’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주파수공용통신(TRS)용으로 비어 있는 800㎒ 대역의 일부 주파수(10㎒ 폭)를 회수해 이동통신용으로 동시에 경매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번 주파수 경매에는 2.1㎓ 및 1.8㎓ 대역 각 20㎒ 폭과 800㎒ 대역 10㎒ 폭 등 총 50㎒가 경매 대상으로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방통위의 주파수 경매 계획안은 ’시장 경쟁’ 활성화 취지를 살려 후발사업자를 배려하고 다른 사업자들에게도 주파수 배분의 기회를 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것이 현 시점에서 주파수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별하는 주파수 경매제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인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SK텔레콤은 현재의 주파수 효율성을 강조하면서 2.1㎓ 대역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LG유플러스는 현재보다 미래의 효용성을 강조하면서 같은 대역의 배분을 원하고 있다. 반면 KT는 2.1㎓와 1.8㎓ 대역 어느 쪽도 괜찮다는 입장이다.
2.1㎓ 대역 가입자가 이미 1500만명을 넘어선 SK텔레콤은 800㎒ 대역의 2세대 가입자 900만명 가운데 400만명을 2.1㎓ 대역으로 전환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3세대 망 품질저하를 막기 위해서는 2.1㎓ 대역의 추가 주파수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운용 중인 1.8㎓ 대역의 2G망이 조만간 포화되는데다 지난해 할당받은 800㎒의 롱텀에볼루션(LTE)망도 조속히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 주파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후발사업자를 고려한 ’분할경매’안은 방통위 내부에서도 주파수 자원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주파수를 10㎒씩 쪼개서 서로 다른 회사가 사용할 경우 같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효율성이 30%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경쟁 왜곡을 유발하는 불필요한 주파수 독점은 막아야 겠지만 현실적인 수요에 따른 필수적인 주파수 확보를 제한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누릴 편익도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dimua>puqua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