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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파리에 파리지앵이 있다면 서울엔 서울지엔느가 있다
시크하지만 누구보다 뜨거운 가슴을 가진 차도남, 차도녀 이야기

“꿈이요? 사랑이요? 잃어버린 지 오래죠. 간도 쓸개도 내놓고 양심도 버려야 성공할 수 있는데 한가하게 꿈과 사랑이라뇨?”

화려한 도시의 삶을 사는 이 시대의 차도녀, 차도남들.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고 한계를 경험하지만, 사랑과 꿈에 대한 열정을 갖고 산다는 건 어쩌면 사치에 불과하다. 하지만 꿈과 사랑을 잃고 그냥 그렇게 살다가는 어느 날 쇼윈도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서글프게 보일지도 모른다. 조금 느리게 걷더라도 꿈을 갖고 걸어보면 어떨까. 미련해 보이더라도 사랑을 찾아 가보는 건 어떨까.

저자 이기주는 30대 중반의 싱글남. 신문사에서 경제부와 정치부 기자를 거쳐 지금은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는 등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고 있다. 그가 차도남, 차도녀들에게 사랑과 꿈에 대해 얘기한다. 저자는 현실의 주인공이 되기는 커녕 당장의 하루가 버겁더라도 꿈과 사랑을 포기하지 말라고 조용히 읊조린다.

“그 누구든 애초에 꿈과 사랑이 없었던 건 아닌 것은 아니야. 잃어버린 게 아니라, 바쁘게 살다가 잊은 것 뿐이야”라고.

서울지엔느라고 불리는 우리들은 진짜 어른이 된 것 같아도 여전히 실패하고 후회하고 깨달으며 살아간다. 저자는 다만 수없이 엎어지고 넘어지면서 조금씩 나아가는 것, 걷다 보면 도착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여전히 죽어라 결심과 후회만 반복하지만 그럼에도 한 발 한 발 내딛어 보려는 소심하고 서툰 청춘들에게 삶의 작은 힌트를 말해 준다.

사랑과 일을 테마로 한 책은 시중에 넘쳐난다. 하지만 뻔한 연애와 라이프스타일 팁만 가득한 포토에세이와는 달리, 독자에게 현실적인 솔루션과 꿈에 대한 비전을 제공해 준다. 때로는 신랄한 충고와 호된 질책으로, 때로는 따뜻한 가슴으로 위로의 말로 건네며 사랑과 꿈을 잊은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것이다.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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