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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토>하이브리드 살까, 말까
국내 중견기업 차장인 임영규(40ㆍ경기도 안산시) 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대리 시절부터 몰던 준중형 승용차를 버리고 중형 승용차를 구매하려 차량을 알아보는 사이 변수가 생겨서다.

임 씨는 당초 국산 중형 승용차를 구매하려 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모델 대부분이 가격대비 디자인이나 성능이 우수해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중형 하이브리드카의 등장으로 사정이 달라졌다. 고유가가 내심 부담스럽던 터에 연료비를 아낄 수 있는 중형급 가솔린 하이브리드 출시는 임 씨를 선택의 기로에 서게 했다. 그는 “연료비만 따진다면 하이브리드카를 구입하는 게 맞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초기 구입비용과 익숙하지 않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성능 등을 생각하면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5만㎞만 운전하면 본전 뽑는다=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국산 가솔린 하이브리드카로는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기아차 K5 하이브리드가 있다.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인 연비는 둘 모두 ℓ당 21㎞이다.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자동변속기 기준 2.0 프리미어 쏘나타 하이브리드 구입비용은 3043만원이다. 여기에는 판매가격과 개별소비세, 교육세, 취득세, 공채 할인비용이 모두 반영됐다. 같은 급 중형 승용차 구입비용인 2750만에 견주면 293만원 더 비싸다.

원래 쏘나타 하이브리드 2.0 프리미어 판매가격은 3118만원이다. 하지만 개별소비세 및 교육세로 130만원을 할인받고, 여기에 부가가치세를 반영한 결과 2975만원으로 줄었다. 차량 판매가격만 보면 하이브리드가 일반 가솔린 모델에 비해 571만원 비싸지만 세제 혜택을 받아 428만원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판매가격에다 취득세, 공채매입에 따른 할인비용 등을 감안한 구입비용을 기준으로 하면 하이브리드 모델과 일반 모델의 차이가 더욱 줄어든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취득세와 공채 할인 혜택 등을 받기 때문이다. 그 결과 두 모델의 실제 구입비 차이는 293만원에 그친다.

그렇다면 결국 하이브리드 모델과 일반 모델을 선택하는 기준은 연비와 유가가 될 수 밖에 없다.

유가를 보수적으로 ℓ당 1900원으로 잡고 두 차량이 공인연비대로 달린다고 가정하면 1만㎞를 주행할 때 유류비 차이는 55만6700여원에 달한다. 따라서 5만㎞를 조금 넘기면 하이브리드의 비싼 초기 구입비용이 상쇄되고, 그 이후부터는 하이브리드를 모는 것이 낫다.

다만 유가가 올라가면 하이브리드가 더 유리해지고 반대로 유가가 내리면 일반 모델이 유리해진다. 이때 전제는 공인연비가 실연비와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차량을 몰 때 연비가 떨어지면 계산도 달라진다.

물론 하이브리드카의 연비는 편차가 크다. 연료효율을 무시하고 운전을 하면 ℓ당 7㎞ 아래로 내려가기도 한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매한 운전자가 연료효율을 무시한 채 운전을 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면 ℓ당 20㎞로 주행하는 것은 가능하다. 더욱이 차량에 내장된 크루즈 기능을 사용하면 ℓ당 25㎞ 안팎까지도 끌어올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비를 따로 측정하는 규정이 없고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기준으로 연비를 재는 일반 승용차 측정방식을 쓰고 있다”면서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충전된 배터리로만 운행하는 구간도 있어 공인연비보다 실연비가 더 좋게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성능, 일반 승용차 못지 않다=차량을 구입해 5만㎞ 이상 달릴 운전자라면 일단 하이브리드 구매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최종 선택을 위한 걸림돌은 성능이다. 아무리 연비가 좋아도 성능이 떨어진다면 무용지물이다.

이런 점에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상당한 경쟁력을 지녔다.

이들은 현대차그룹이 순수 독자기술을 통해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한 누우 2.0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18.3㎏ㆍm의 성능을 낸다. 뿐만 아니라 엔진과 함께 출력을 담당하는 30kW급 하드타입 하이브리드 전기모터도 최고출력 41마력, 최대토크 20.9㎏ㆍm의 성능을 시현한다. 엔진과 모터를 결합하면 최고출력은 191마력, 최대토크는 27.1㎏ㆍm에 달한다.

같은 급 일반 승용차의 최고출력이 165마력이고 최대토크가 20.2㎏ㆍm인 점을 감안하면 하이브리드가 오히려 성능이 뛰어난 셈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실제로 몰아보면 일반 차량에 비해 순간 가속력이나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게 차량을 시승한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인 이유가 여기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중요한 것은 연비이지만 성능이 부족할 경우 차량을 선택하는 고객이 적을 것”이라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이라고 해서 출력이나 토크 등이 결코 부족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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