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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우 1000원?”...통신요금 인하안에 소비자 ‘분통’
“겨우 1000원 깎아준다고?”

정부가 통신요금을 줄이겠다고 나섰을 때 소비자들은 반색했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청구서의 요금을 확인하기 두려워진 소비자들이 많았던 탓이다. 몇 년 새 슬금슬금 높아진 기본료에 대해서도 불만이 크던 참이었다.

마침내 베일을 벗은 요금 인하안의 정체는 월 1000원 할인과 무료 문자 메시지 50건, 맞춤형 요금제 등으로 요약된다. SK텔레콤이 연 7500억원의 적자를 감수하고 방통위의 권고를 받아들였다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썰렁하기만 하다. 주머니 사정이 나아질까 기대했던 소비자들은 실망을 넘어 배신감까지 느끼고 있다.

직장인 김윤지(31) 씨는 “어차피 카카오톡을 쓰면서 문자 메시지는 거의 쓰지 않는다. 문자 50건 무료 제공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보통 휴대전화 요금이 7~8만원씩 나오는데 거기서 1000원 깎아주는 게 얼마나 살림에 보탬이 되겠냐”고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woori2000 누리꾼도 “대단한 친서민 정책이다. 이러다 등록금도 1만원 내려주겠다고 할 기세”라고 요금 인하안을 비꼬았다.

기본료 소폭 인하·문자메시지 무료 제공과 함께 내놓은 ‘맞춤형 스마트폰 요금제(선택형 요금제)’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엇갈리고 있다. 사용자의 이용 패턴에 따라 음성, 데이터, 문자 등을 자유롭게 조절해 통신비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존중한 정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에겐 이 또한 비용 절감 면에서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올인원55(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쓰는 소비자들에겐 맞춤형 요금제가 큰 의미가 없다. 올인원55의 경우 월 5만5000원에 음성 300분, 문자 300건, 데이터는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맞춤형 요금제에서 데이터 1GB(1만5000원), 음성 300분(약 4만원)을 쓰는 소비자의 경우, 데이터 무제한에 문자 300건까지 포함된 기존 올인원55 요금제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

SK텔레콤이 2일 발표한 맞춤형 스마트폰 요금제 구성(제공=SK텔레콤)


맞춤형 요금제에 대해 아이디 novieos의 누리꾼은 “요금 혜택이 크게 느껴지진 않지만 자기 소비 패턴에 맞게 통신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면에서 의미 있는 시도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아이디 TmRaid의 누리꾼은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맞춤형 요금제 안에 ‘데이터 무제한’ 옵션이 없다면 기존 요금제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 결국 기본료 1000원 할인받는 것 외엔 체감할 혜택이 없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한편, 소비자들은 ‘맞춤형 요금제’를 방패 삼아 기존의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슬쩍 폐지되지 않을까 우려를 나타냈다. SK텔레콤 측은 요금 인하안을 발표하면서 무제한 요금제 폐지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못 박았다. 그럼에도 최근 급격히 늘어난 데이터량을 부담스러워하는 통신사들의 태도에 비춰볼 때,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폐지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소비자들은 보고 있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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