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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 기자의 머니스토리>삼성·LG전자의 애플 추격…코스피 레벨업 향배 가른다
중동 사태에 이어 일본 대지진까지 극복하고 코스피가 2000을 회복하면서 또다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화학 등 몇몇 업종이 유망한 것은 분명하지만, 지수가 당장 전 고점을 뚫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 최대 업종인 IT업종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유망업종과 종목으로 압축한 포트폴리오와 조정 가능성에 대비한 헤지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와 함께 요즘 한창 벌어지고 있는 ‘스마트모바일’ 전쟁은 향후 코스피의 방향을 가늠할 주요 변수인 만큼 눈여겨봐야 한다.

최근 글로벌 IT업종의 핵심은 단연 애플이다. 애플의 움직임에 경쟁업체들이 대응하는 게 요즘 IT업계의 일상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가 역시 얼마나 애플을 따라잡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모습이다.

최근 10년간 한국과 미국의 2대 IT 제조업체의 주가흐름을 보자. 2007년 아이팟 출시를 계기로 ‘스마트모바일’ 혁명을 이뤄낸 애플의 기업가치는 획기적으로 ‘레벨 업(level-up)’된다. 애플에 반걸음 늦게 대열에 뛰어든 삼성전자 주가는 그나마 낫지만, 한참이나 늦게 나선 LG전자 주가흐름은 엉망이다.

그럼 과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애플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 삼성과 LG전자는 늘 선진국이 주도한 IT 관련 혁명에 종속적이었다. 삼성전자의 캐시카우인 반도체는 인텔이 주도한 ‘정보처리(IP)혁명’의 종속 변수였다. LG전자의 가전도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일본이 주도한 디지털 변화에 잘 적응한 덕분이다. TV와 디스플레이 부문 1위에 오른 점은 고무적이지만, 이 역시 제조 부문일 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결과는 아니다.

스마트폰이나 태플릿PC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나 LG전자가 제품을 만드는 기술은 애플을 넘어 세계 최고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는 제품보다 더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는 ‘문화’다.

얼마 전 JP모건에서 내놔 화제가 됐던 태블릿PC 관련 보고서(애플의 독주로 경쟁사들은 투자부담만 잔뜩 안은 채 뒤처질 것이라는 내용)도 이를 꿰뚫어 본 결과로 보인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매도로 대응한 것은 이 같은 해석에 대한 냉정한 동의다.

문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2등에 머물 수밖에 없다. 2등의 수준은 1등의 수준에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 주가가 150만원, 200만원을 넘어서고, LG전자 주가가 전 고점을 넘어 20만원 30만원대까지 가기 위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애플과 같은 문화의 변혁을 이끌어낼 때 가능하다. 이 두 종목의 주가가 이처럼 새 영역에 진입하지 못하는 한 코스피도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기 어렵다.

포드, 벤츠, 잭 웰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의 경영자가 역사에 남는 이유는 돈을 많기 때문이 아니다. 돈이야 이건희 회장도 구본무 회장도 가질 만큼 가졌다. 코스피의 미래, 결국 두 분 회장님이 만들어 낼 새 문화에 달려 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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