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점포수가 부족한 일부 외국계 은행들이 높은 모집수수료를 지불하고 고위험 대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대출행위가 은행 자산건전성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 대출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지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23일 금감원이 국내 7개 은행의 대출 모집수수료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해 말 기준 SC제일은행의 신용대출 모집수수료율은 평균 3.6%로 집계됐다. 예를 들어 이 은행 대출모집인이 1억원의 대출을 주선하게 되면 은행으로부터 360만원의 수수료를 챙기고 있는 셈이다. 은행권 평균 모집수수료가 0.5%인 점을 감안하면 SC제일은행의 수수료는 저축은행 등 웬만한 제 2금융권 회사 수준에 해당한다. 이처럼 SC제일은행의 모집수수료가 월등히 높은 것은 ‘고위험 고수익’ 대출을 많이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출자 가운데 상당수는 일반 은행에서 취급하지 않는 7~8등급 저신용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도 대출모집 수수료율이 0.8%로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모집인은 주로 SC제일은행, 한국씨티 등 외국계 은행에서 활약하고 있다. 영업점포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외국계 은행들이 대출자산 확대를 위해 모집인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 은행의 대출 모집인은 2722명으로, 은행권 전체 모집인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해 8조6000억원의 대출을 중개했다.
양현근 금감원 은행서비스총괄국장은 “수수료 지급 행위가 은행 자산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지, 고객의 대출금리 부담으로 이어지는 지 여부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과 대출자를 연결해주는 대출 중개인(모집인)으로 일하려면 은행연합회에 반드시 등록을 해야한다. 또 모집인이 은행 직원을 사칭하는 것은 금지돼 있으며 이 같은 행위가 적발될 경우엔 등록이 취소된다. 윤재섭 기자/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