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끊겨 생사파악 불가능
센다이 300구시신 집계 빠져
인명피해 기하급수로 증가
3일내 7.9규모 여진 가능성
방사성 노출피해 확산 우려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규모 9.0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희생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사망ㆍ실종자 수가 4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앞으로 3일 안에 7.0 이상의 추가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70%에 달하고 후쿠시마 제1원전 3호기의 폭발 가능성으로 방사성 물질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열도는 말 그대로 공황상태에 빠졌다.
▶한신 대지진 피해규모 넘어, 최대=대지진으로 인한 희생자 수는 실시간 급증하고 있다. 일본 경찰청은 대지진 나흘째인 14일 오전 공식 집계된 사망자 수가 1597명, 행방불명자가 1481명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수치에는 센다이 시에서 발견된 200~300여구의 시신이 포함돼 있지 않아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망ㆍ실종자 수가 3000명을 넘었지만 미야기 현 경찰서장이 현내 사망자가 만명 단위가 될 것이라고 밝힌 점에 비춰볼 때 이번 지진 피해 규모는 지난 1995년 6300여명의 생명을 앗아간 한신 대지진을 넘어선 전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재 1만명이 넘게 행방불명된 지역은 세 곳이나 된다. 이와테 현 리쿠젠타카타에선 전체 인구 2만3000여명 가운데 1만7000명의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다. 이와테 현 오쓰치초에서도 1만5000명의 연락이 두절됐다. 오쓰치초의 경우 시청사가 쓰나미에 휩쓸려가 현지 관리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주민들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야기 현 미나미산리쿠초에선 주민 1만명이 실종됐다.
현재 휴대전화 등 통신이 두절된 지역이 많아 행방불명자들이 피난소에 대피해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희망은 사라지고 있다. 도시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의 경우에도 72시간이 지나면 실종자의 생존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 강진과 함께 쓰나미까지 발생한 일본의 경우 이들이 살아 돌아오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보면 사망자는 4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수일 내 7.9 여진 올 수도=지난 11일 대지진이 강타한 일본 동북부 지역에서 수일 내에 쓰나미를 동반한 대규모 지진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 인터넷판이 전문가를 인용해 14일 전했다.
캔버라에 있는 호주지진센터의 케빈 매큐 소장은 “경험 법칙에 따르면 가장 강력한 여진은 주진(主震)에 비해 규모가 1 낮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규모 7.9의 여진을 예상할 수 있다”며 “이는 수일 내 쓰나미와 더불어 더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강력한 지진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지진 당국은 지난 11일 오후 2시46분 발생한 대지진 이래 300여 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13일 밝히면서 향후 수일 내 강력한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13일 밤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지진은 “전후 65년에 걸쳐 가장 어려운 위기”라며 전 국민의 단결을 호소했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 병력을 2만에서 5만으로, 13일 밤에는 이를 배로 늘려 10만명까지 투입해 인명구조와 복구작업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