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등이 확산되면서 오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고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일 유가가 100달러선에서 고공행진을 지속하면 미국과 유럽 일본등이 올해에만 2000억 달러의 추가 지출하게돼 세계 경제 회복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지적했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1일 미의회에서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경제 성장을 약화시키고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경기 부양에만 촛점을 맞춰온 버냉키 의장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서도 중동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본격화될 조짐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1일 IEA의 파티 비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100달러대를 유지하면 미국은 올해 원유 수입비용이 작년보다 800억달러 늘어난 3850억달러, 유럽연합(EU)는 760억달러 늘어난 375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곧 선진국의 소비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UC샌디에이고의 제임스 해밀튼 교수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20달러 오르면 미국 소비자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50센트가 상승해 연간 700억달러의 비용이 추가 발생하고, 이는 곧 미국의 경제성장률(GDP)을 0.5%P 깍아내릴 것으로 추산했다.
그는 “미국 경제 전체 차원에서는 감당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소비자 가계에는 심각한 타격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버냉키 의장은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에 축석해 최근의 원유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일시적이고 완만한 소비자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정도에 그칠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미국 경제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적완화를 주도해온 버냉키 의장은 그동안 연준 안팍의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높은 실업률 때문에 서비스 물가가 낮다는 이유로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일축해왔다.
미언론들은 버냉키 의장도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하면서 물가 우려가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것으로 진단하고있다.
버냉키는 그러나 양적완화책 지속 여부와 관련, "석유등 상품가격의 상승과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해 소비지출이 억제될것으로 보여 경기부양을 위해 시행중인 국채매입 계획은 계속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달러 돈풀기는 계획대로 이행한다는 입장이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