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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정부-야권 대화 시작…청년층은 반발 지속
이집트에서 발생한 반(反)정부 시위 13일째인 6일 정부측과 야권이 처음으로 대화에 나섰다. 특히 이집트 최대 야권 단체인 무슬림형제단도 협상에 참여해 시위 국면 전환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여전히 타흐리르 광장을 지키고 있는 젊은 시위대들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 퇴진이 관철되기 전까지 시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층, 무바라크 퇴진 때까지 투쟁 지속=그간 무바라크 퇴진이 대화의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했던 야권은 이날 한발 물러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과 마주 앉았다. 술레이만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휴대폰 통신과 인터넷을 중단하지 않으며 경찰권을 약화하겠다는 등의 양보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야권의 최대 요구 사항인 무바라크 퇴진에 대해서는 “무바라크 대통령이 당장 하야할 경우 정국이 불안해질 것”이라며 거부했다.

이날 양측은 법관, 정치인 등이 참여하는 개헌위원회를 구성해 3월 첫째주까지 개헌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무슬림형제단 소속 모하메드 무르시는 “두번째 대화가 며칠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AP통신은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젊은층들은 여전히 무바라크 퇴진 전까지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5개 이상 청년 운동 단체가 모인 새 연합체의 대표 칼레드 압둘-하미드는 “협상 참여자 중 누구도 우리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무바라크 퇴진이라는 우리의 첫번째 요구가 달성되기 전까지 계속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들은 무바라크나 그의 측근인 술레이만이 권력을 유지할 경우 시위대에 보복이 가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시위대들은 정보기관 소속원들이 시위 현장에 침투해 매일 시위대들의 사진을 찍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이로에 거주하는 무슬림 성직자 하페즈 무사는 “정부는 시간을 끌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다”며 “시위대가 광장을 떠나는 순간 시위대에 복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인해 수천명이 타흐리르 광장에 천막을 치고 버티고 있지만 일주일 넘게 이어진 시위로 많은 이들이 지치고 부상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한편 이날 일주일여만에 일부 학교는 문을 열었으며 은행 및 상점도 영업을 재개했다. 이날 대부분 시중은행 지점들이 3시간 동안 문을 열자 은행 앞에는 현금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번주에 이집트 주식시장도 다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이집트 중앙은행의 채권 발행 재개가 이번 시위 사태가 이집트 경제에 미친 영향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쿠웨이트서도 반정부시위 조짐=한편 튀니지, 이집트 등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가 중동 산유국 쿠웨이트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 쿠웨이트 청년단체인 ‘5번째 펜스(Fifth Fence)’는 8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 밖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자고 제안했다.

이 단체는 “정부의 비민주적 관행을 거부하고 최근 고문사 사건에 대한 청문회 개최를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1일 35세 시민이 경찰서에서 6일간 고문을 당한 끝에 사망한 사건이 벌어진바 있다.

이 단체는 이번 시위가 “외부 사건과 연계된 것은 아니다”라며 이집트 등 아랍권 소요사태의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트위터를 활용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시위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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